푸르른 나무

Canon EOS 6D | Aperture priority | 1/100sec | F/9.0 | +1.00 EV | 24.0mm | ISO-160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 백석

... (중략)

이 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든 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탄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 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워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푸르른 나무를 보면 생각나는 백석의 시입니다.

힘겨움이 앞을 가로막아 무엇을 어찌 해야 할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을 때,

나즈막이 소리내며 읽어보는 시입니다.

'굳고, 정한' 나무에 '푸르름'이 가득합니다.

고마운 나무들입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이미지 맵

사진/풍경 다른 글

댓글 0

*

*

이전 글

다음 글